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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피해자 마지막 진술 동영상 상영에 눈물바다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21 10:46

내주 求刑. 유족 등 16명 증언
법정은 온통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증언대에서도 방청석에서도 애써 울음을 삼키는 소리와 비명 같은 탄식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세월호 선장·선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피해자 가족들의 아픈 심경과 애절한 사연들이 3시간여 동안 영상과 진술로 소개됐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임정엽)는 21일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선장 등 선원 15명에 대한 28회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다음 주 결심에 앞서 단원고 학생 가족과 실종 교사의 아내, 생존자, 생존 학생의 가족 등 16명이 증언했다.

지난 8월 안산지원에 재판이 중계된 이후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유가족들이 방청석 100여석을 가득 채웠다. 증인 선서 직후 5분가량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재생되자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여학생 5~6명이 노래를 부르며 교정을 걷는 모습으로 시작된 영상에는 학생들이 세월호 안에서 휴대전화로 찍은 친구들 모습,‘ 선내대기하라’는 선내 방송 소리, 이준석 선장이탈출하는모습‘, 퇴선방송을 지시했다’는 선장의 법정 진술 등이 담겨 있었다. 방청석의 유족들은 피고인들을 향해 “사람 새끼가 맞느냐, 이 살인자들”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처음 증언대에 선 민모씨의 남편은 단원고 교사로 아직도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민씨는 “사고 직후 며칠간 팽목항에 시신이 들어올 때마다 남편이 아니길 바랐지만, 며칠이 지나자 오히려 남편이기를 바라게 됐다”며“이젠 뼛조각이라도 찾아 어린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가는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며 흐느꼈다.

민씨는“팔순 시어머니는 아직 아들의 죽음을 모르고 있고, 9세와 7세 두 아이는 ‘너희 아빠 죽었냐’고 묻는 친구들 질문에 고민한다”며“사고 며칠 전 맞잡은 손의 감촉이 아직 남아 있는데 남편은 없고, 다른 가족들을 부러워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누군가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시신을 찾아헤매는 일이 없게 해달라는 절박한 요청을 드리러 이 자리에 왔다. 누가 제 가족의 행복을 빼앗고 짓밟았는지 꼭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언니를 잃은 중학생 김모(15)양은 “친구보다 더 친했던 언니에게 가끔 못되게 굴고 잘난 척했던 제가 밉다”며“언니가 해주던 요리, 함께 영화보던 추억들이 생각나면 언니가 너무나 보고 싶어 말 없이 울 때가 많다”고 울먹였다. 또“교사인 엄마는 학생들을 보면 눈물이 나와 더 가르치지 못하겠다고 하고, 아빠는 술을 안 마시면 잠을 못 주무신다. 우리 가정이 왜 이렇게 됐는지 선장·선원 들은 어른으로서 이제라도 진실을 말해달라”고 흐느꼈다.

이날 법정에서는 희생된 단원고 교사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2학년8반 학생들의 사고 전 모습, 합동분향소와 영정사진 등이 담긴 영상도 상영됐다. 학생들의 티 없이 밝은 모습이 상영되자 방청석의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고, 일부는 울분을 못 이겨 선원들을 향해 고함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검찰 구형과 최후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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